▲ 음성군 의회

언론에서 수없이 지적하고 심지어 시민단체에서는 감사원에 감사청구까지 하는 사태에 이르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말썽이 끊임없이 되풀이 되고 있다

음성군 의원들이 14일부터 21일까지 6박 8일 일정으로 호주와 뉴질랜드를 대상으로 국외연수를 떠났다고 해서 또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군 의회는 2008년 경제난을 맞아 군민과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2009년 해외연수 예산 1억4천620만원 전액을 삭감해 주목을 받은 적이 있어 이번 연수로 세간의 입방아에 더 오르고 있다.

게다가 진천군과의 통합 논의와 혁신도시 상업지역 지정 등 산적한 현안을 뒤로 미룬 채 군 의원 8명 전원도 모자라 수행공무원 3∼4명을 수년째 동행하고 있어 혈세 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번 의정연수는 공무국외연수심의위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선진농업 분야와 축산 분야, 복지 분야, 유통 분야 등에 대하여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들의 해외연수 총 경비는 3천936만원이며 1인당 328만원씩 부담한다.

이중 의원들은 ‘지방자치법 시행령 제33조 별표 6 및 관련조례의 규정’에 의하여 공무상 국외 출장 시 지급하는 여비 기준에 따라 의장과 부의장은 각각 250만원, 의원은 180만원을 지급했다.

또 4명의 공무원은 1인당 310만3천원씩 군 예산으로 부담했다.

이들 12명이 낸 자부담은 의원은 130만5천원, 공무원은 5급 2명은 15만8880원이며, 7급 이하는 19만5110원이다.

그러나 ‘음성군의회 의원공무 국외연수규칙’에 따르면 공무국외연수심위위원회(이하 위원회)

위원장은 부의장이며, 위원 역시 의장이 추천하는 대학교수, 주민, 사회단체 등 6명으로 구성하기 때문에 ‘가제는 게 편’이라 위원회 심사가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심사 조항에는 단순시찰이나 견학 등을 목적으로 하는 국외연수는 억제되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특히 연수인원은 목적에 맞게 필수인원으로 한정토록 돼 있고, 연수목적 수행에 필요한 국가 · 지방자치단체 · 공공기관으로 제한하는 것은 물론 경제성 있고 생산적인 국외연수가 되도록 하여야 한다고 명시해놓고, 음성군의회는 이를 어긴 채 연수를 강행했다.

이들은 타 시 · 군 의회와 마찬가지로 여행사가 짜놓은 일정에 따라 연수를 진행하는 것은 물론 불필요한 수행공무원 수까지 늘리며 팔자 좋은 관광성 외유를 즐길 판이다.

실제 이들의 연수를 기획한 NH여행이 짠 일정을 보면 관광성 연수라는 것이 확연히 드러났다.

문화탐방은 호주 시드니 블루마운틴 국립공원 및 패더데일 야생동물원 관람, 포트스테판 스탁톤 비치 자연체험, 오페라하우스, 하버브릿지 등 명소 관람, 뉴질랜드 폴리네시안 유황 온천욕 체험 및 마오리족 민속쇼 관람, 테푸이아 마오리 민속마을 관람, 아그로돔 양 농장, 거버먼트가든과 시청사 주변 명소 관람, 오클랜드 항만과 하버브릿즈 등 시내 명소 관람 등이다.

반면 이번 연수 목적을 위한 방문 코스로는 시드니 울월스 대형마트 자율견학, 시드니 문화센터 방문 및 프로그램 참가, 캔터베리 시의회 방문, 뉴질랜드 로토루아 마마쿠 블루베리 농장 견학, Mark and Sophie Dibley농장 견학, 카운트다운 대형마트 자율견학 등이 전부다.

하지만 군 의회 연수 목적 중 하나인 ‘복지’를 위한 곳은 하나도 없다. 애초 여행사가 계획한 'DAY BREAKCARE' 양로원 시설 방문도 축산 쪽 견학을 늘려달라는 위원회 요구에 따라 빠졌다.

문제는 현재 국내 대부분 자치단체에서 호주나 뉴질랜드로 해외연수를 갈 경우 꼭 들리는 통과의례와도 같은 관광 위주의 평범한 코스로 일정을 짰기 때문에 음성군 실정에 맞는 맞춤형 연수가 될 수 없다는 점이다.

특히 남기성 · 남경국 두 부자(父子)가 시의원을 역임 또는 하고 있는 호주의 켄터베리시의회 방문도 남들 보기와는 달리 실상은 호주 연수 때 누구나 들리는 곳으로 구색 갖추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음성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현 의장이 2008년 말 예결특위위원장 시절 해외연수 예산 전액을 삭감한 장본인인데도 불구하고, 초심을 잃고 관광성 연수를 3년간 주도하는 것을 보니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또 음성군 한 공무원도 “진천군과 통합문제와 혁신도시 상업지역 지정 등 산적한 현안을 앞두고 연수를 빙자해 관광 외유를 즐기러 가는 의원들을 어떻게 주민들의 대변자라고 인정할수 있겠느냐”며 질타했다.

어느 한두 곳 의회만의 문제가 아닐것이다. 올해에도 해외연수를 빙자한 자치단체의원들의 관광성 외유가 줄줄이 이어질 것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은 맞는 말이다. 선진국을 둘러보고 좋은 점을 배워오겠다는 것을 말릴 사람은 없다.

문제는 주민이 원하는 결과 보고서와 기대효과다. 객관적인 인사로 구성된 ‘공무국외여행심의위원회’에서 사전, 사후 심사를 엄격히 하여 그 결과를 지역주민들에게 공표하고, 지역발전에도 기여한다면 혈세낭비라 비난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김만식 기자  redstar@jb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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