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고흥고등학교(교장 류윤석) 소논문 발표대회

지난 해 고흥고등학교(교장 류윤석) 소논문 발표대회에서 총학생회장을 비롯한 임원들로 구성된 helper팀은 “면단위 소규모 중학교 출신 학생들의 고흥고등학교(거점고등학교) 진학 후 학년 초 부적응에 관한 연구”라는 신선한 주제의 소논문을 발표하여 주위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

2016학년도의 시작과 함께 고흥고등학교 총학생회에서는 소논문에서 제안한 개선방안을 학생회 역점 사업으로 정하고 구체적 실천을 위한 첫발을 내디디고 있다.

산업중심사회로 전환에 따른 농어촌 인구 급감, 특히 교육을 받아야 할 학생들의 수가 감소함에 따른 학교 소규모화로 다수의 학부모가 교육문제로 농어촌을 떠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어 선택과 집중으로 적정규모의 지역 거점고등학교를 육성, 교육 경쟁력을 확보하여 “떠나는 전남에서 돌아오는 전남”으로 만들기 위해 지역별 거점고등학교 육성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본교 또한 전남 8개 거점고등학교 중 고흥지역 거점고등학교로 지정되어 6개 학급이 증가되어 총 18학급이 지난 해 완성되었다.

고흥 지역은 전교생 100명 이하의 소규모 중학교는 11개 학교에 540명의 학생이 재학 중에 있으며 이 중 전교생 50명 이하의 소규모 학교가 7개교나 있다.

그러나 거점고등학교 육성 정책은 교육 경쟁력 확보 및 교육 예산의 경제적 효율 강화라는 측면에서는 성과를 거둘 수 있지만 학생들의 고등학교 선택의 폭을 줄일 뿐 아니라 소규모 면단위 학생들이 거점고등학교 입학 후 적응 문제에 대한 세심한 배려는 부재한 상황이다.

이들 소규모 학교의 학생들은 초등학교 입학에서부터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9년간의 시간 동안 익숙해진 소규모 학교의 교육 시스템과 새로운 친구 사귐의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500명 이상의 큰 규모의 거점고등학교에 입학 후 적응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예견될 수 있다.

이러한 문제 의식을 가지고 본교 조창헌(총학생회장), 김남현(선도부장), 한성민 학생으로 구성된 헬퍼(helper)팀은 2015학년도에 고흥고등학교에 입학한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면단위 학생들의 부적응 실태를 파악하고 총학생회가 중심이 되어 학생 스스로 개선 방향을 모색해 본다는 목적을 가지고 논문을 시작하였다.

먼저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통해 면 단위 학생들과 읍 단위 학생들의 고흥고등학교 입학 후 학교 부적응에 대한 실태를 학업문제, 교사와의 관계, 규칙 준수, 행사 참여, 교우 관계 분야로 나누어 비교 분석하였다.

그 결과 읍 단위 학생들과 비교해서 면단위 학생들이 학습 부분에서는 적응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교사와의 관계, 규칙 준수, 행사 참여, 교우 관계에서는 입학 후 학년 초 적응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등학교 입학 후 부적응이 가장 심했던 부분을 묻는 질문에 ‘교우관계’라고 답변한 읍단위 학생들이 10.7%에 지나지 않는 데 비해 면단위 학생들은 2배가 넘는 23.8%의 학생들이 가장 부적응이 심한 부분으로 꼽았다.

이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고흥고 총학생회는 기숙사 학생자치회 역할의 확대, 면단위 학생들을 배려한 기숙사 방 배정, 총학생회가 주최하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개최, 면단위 학생들을 위한 선배 멘토단 구성, 또래 상담반 활동의 활성화 및 고민 상담을 위한 온라인 공간 마련 등의 대안을 제시하였다.

제시한 해결방안을 직접 실천하기 위해 고흥고 총학생회는 2015년도 학년 말에 평소 품행이 바르고 교내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재학생들 중 30명을 선발하여 멘토단을 구성하였다. 겨울방학 기간을 통해서는 면단위 신입생 30명의 명단을 조사하고 읍단위 학생들 중 30명을 선발하여 총 60명의 멘티단을 구성하였다.

이후 2명의 멘토(재학생)와 4명의 멘티(신입생)를 한 조로 편성하여 각 조마다 SNS 단체 채팅방을 만들어 면단위 신입생들이 온라인 공간 안에서 동아리 활동, 교칙, 공부법, 기숙사생활 등 학교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멘토들과의 교류를 통해 얻을 수 있도록 하였다. 또 면단위 신입생들이 읍단위 신입생과 입학하기 전에 미리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입학 후 학생들이 가장 적응에 힘들어 했던 교우관계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

2016년 3월 30일(수)에는 구성된 멘토&멘티단을 대상으로 총학생회가 직접 준비한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하였다. ‘멘티가 자신의 멘토 소개하기’, ‘학교에 관련된 문제로 만들어진 골든벨’, ‘학생회를 이겨라’, ‘꼬인 손 풀기’ 등 학생들 간의 소통이 주가 되는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였다. 멘토&멘티단 활동은 이후에도 SNS 단체 채팅과 또래상담활동 등을 통해 1년 동안 꾸준히 진행될 계획이다.

면단위 소규모 중학교 출신 학생들의 고등학교 진학 후 학년 초에 겪는 부적응의 문제는 비단 고흥고등학교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따라서 고흥고등학교 학생회는 다른 7개 거점고등학교 총학생회와 연합하여 서로의 정보를 나누고 해결 방안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제안한다. 8개 거점고등학교의 학생회가 면단위 소규모 중학생들의 고등학교 적응력 향상을 위한 입학 전 연합 오리엔테이션을 개최하는 방안도 모색해 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광주·전남=중부뉴스통신]문영숙 기자  desk@jungb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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